친구들 18명과 멀리 전남 장흥에 있는 천관산 등산을 갔다.
부산에서 멀기도 하지만 오후 3시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아침 일찍 서둘렀다.
그래도 3시간 반이나 걸려 10시 반이 넘어 도착했다, 거의 광주 가는 거리만큼 되나보다.
날씨는 흐리지만 더위가 사셔서 시원했고 습도도 그리 높지 않아 상쾌했다.
주로 등산하는 코스는 세코스가 있는데 양근암코스, 금수굴 코스 금강굴 코스로 되어있다.
우리는 금강굴 코스로 올라 양근암 코스로 내려오기로 했다. 오후에 비가 올지도 모르니 덜 가파른 코스로 내려오는게 좋기 때문에 코스를 그렇게 정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우리 일행과 뒤섞여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한 무리는 진주에서 왔고 또다른 팀은 전라도 팀인 것 같았다.
산은 예상했던 것보다 좀 더 가팔라 사람들이 힘들어했지만 그리 긴 코스가 아니어서 한 두시간 남짓 걸어서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중에 많은 기암 괴석 내지는 큰 돌무더기를 만났고 모두 이름이 있다. 밑에서 부터 중봉, 석선봉, 대세봉 대장봉. 중간에 금강굴이 있기는 한데 굴이라고 보기는 힘든 거였다.
산정산에는 넓직한 터에 억세가 길게 펼쳐저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억세의 하늘하늘한 군무가 장관이다.
멀리 눈아래로 다도해의 섬들이 길다란 도마뱀 처럼 바다에 누워있다, 참 섬이 많기도 하다!!!
힘들게 올라온 걸 보상이라도 해주는 듯 정산에서의 능선길은 완만하고 푸근하다.
우리는 억새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온갖 이야기를 하늘에 날려보내며 즐거워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랄까?
정상석을 둘러싸고 모두 기념사진을 찍었다. 표정이 각각이지만 즐거움이 한껏 뿜어나오는 표정들이다.
정상석 뒤편으로 제단이 있는데 그곳에 오르니 다도해가 멀리 남해에서부터 진도까지 파노라마로 펼쳐져있다.
섬이 도대체 몇개야? 그런 의문이 무용지물이 되었을 때쯤 멀리 아스라이 보이는 한 섬이 있었는데 제주도란다.
바다가 있고 그 수평선으로옅은 구름이 깔리고 그 위로 푸르게 떠있는 섬 제주도! 그 봉우리를 보니 한라산이 틀림없다!
이곳 장흥에서 제주도 한라산을 볼 수 있다니! 너무도 기대밖이라 흥분을 참을 수 없었다. 그 참... 제주도가 보이네...ㅎㅎ
내려오는 길은 완만했지만 드디어 비가 왔다. 일기예보가 어김없이 맞고 보니 혹시나 했던 마음을 접는다.
처음에는 조금씩 뿌리다가 점점 빗줄기가 세어지니 우산을 펼쳤다.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도 산속에서 들으니 서정적이다.
한시간 반 정도를 걸어서 출발했던 산 밑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식사시간 빼고 한 다섯시간은 등산을 했나보다.
일행들 중엔 미끄러워 엉덩방아를 찧은 사람도 있었지만 그리 큰 부산 없이 마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저녁식사는 장흥에 있는 맷돌이란 곳에서 샤브샤브로 했다. 음식이 정갈하고 맛이 일품이었다.
그곳에 나는 작은 게를 게장으로 만들었는데 짜지 않고 억세지도 않고 고소한 맛이 있어 모래 기억될 것같다.
주인에게 이 게장을 좀 팔 수는 없냐고 했더니 그렇게 팔 게 없단다. 아쉽지만 맛을 추억하는 걸로만족해야겠다.
열 여덟명 평소보다 그리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오붓하고 예쁜 산행이었던 것깉다.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