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0

실속

요즘 청년들이 유독 몸집들이 좋다. 한때 헬스장에 가서 몸을 만드는게 유행인듯 많이 몰려 갔었는데 아직도 그런 영향인지 젊은 청년들의 몸들이 다 좋다. 근육을 키워 울퉁불퉁한데 또 유행인 듯 야릇한 문신까지 새겨넣어 어떨 땐 약간 혐오스럽기 까지 하다. 사람을 모를 땐 그의 말이나 행동을 뒤집어 보면 뭔가가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육체를 키울 땐 그가 마음이 빈곤하다고 보면 된다는 뜻일까? 우리는 은연중에 자기에게 부족하거나 현재 집착하고 있는 것들을 자주 말한다. 마음이 안정이 안되고 허전할 때 누구는 열심히 운동을 한다고 했다. 심리학적으로도 육체를 열심히 놀리는 것이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과연 몸을 멋지게 가꾼 만큼 마음도 아름다울까? 나는 인간의 행복이 겉을 꾸미는 것보다는 스스로의 ..

나의 이야기 2023.07.12

마이크로바이옴

지난날 서울에 김규원 교수를 만났다. 자신도 암투병 중인데 부인 상을 당하고 혼자 어찌 살고있나 싶어서 가봤다. 여러번의 수술 결과로 씹는 게 쉽지않고 느려서 같이 식사를 못하겠다 해서 차나 한잔 하고 왔다. 책을 한권 들고 왔다. 그 아픈 와중에도 책을 썼단다. 마이크로바이옴 -건강과 노화의 비밀 이라고 적혀 있다. 외국서적을 번역한 것이다. 그리고는 이 마이크로바이옴은 바로 약사들의 영역인데 약사회가 적극적으로 영역 선점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나는 취급은 많이 하고는 있으나 적극적으로 영역화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사실 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약사들이 취급하기에 아주 적당한 영역이지만 독점적으로 만들기엔 여의치 않다. 더구나 실정을 보면 오히려 약사들이 이 영역의 변방으로 밀려나있는 것을 볼 수 ..

나의 이야기 2023.06.28

응삼이

전원일기 응삼이 故박윤배씨를 휴먼테크가 AI를 이용해 우리 앞에 내 보였다. 옛날 같으면 저승에서 잠시 나왔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젠 과학의 힘이라고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실시간으로 묻고 답하고 감정을 소통케하는 현대 과학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출연자 모두 눈물을 훔치며 응삼이에게 안부를 묻고 덕담도 했다. 뒷부분에 그의 딸 혜미와 눈물로 대화하는 장면은 끝내 모두를 울리고야 말았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는 저승에서 온게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수많은 응삼이의 파편들을 모아 저렇게 즉문즉답이 가능하도록 시연해 놓은 것이다. 수 없이 많은 응삼이의 파편들이 우리 눈앞에 응삼이를 드러내 보이듯 세상 만물도 수많은 파편들의 모임은 아닐까? 사과는 수많은 '사과가 아닌 것들'의 모임이라고 틱낫한 스님은 말했었..

나의 이야기 2023.02.08

2차 장마?

장마는 많이 들어봤지만 2차 장마라는 말은 잘 쓰이지 않는 말이다. 이번 서울 강남과 경기 남부에 집중된 호우로 그 지역이 물바다가 되었다. 메스컴의 해설자는 이게 2차 장마라서 그렇단다. 북태평양의 더운공기가 팽창될 때 우리나라 북쪽의 서늘한 공기와 만나 장마전선이 생긴다고 배웠다. 당연한 이치로 오르내리므로 6~7월에 북상하던 장마전선은 8월이면 남하한다. 그런데 8월의 남하하는 전선을 우리는 장마라 부르지는 않았던 걸로 나는 알고있다. 태풍이 오지 않고서는 그리 심한 폭우가 없는게 예년의 8월이었는데 이번엔 좀 특이하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좁고 긴 전선이 형성되어 하루 400mm 정도를 퍼부었다고 한다. 심지어 동작구에는 시간당 130mm가 왔다고 하니 놀랄일이 아닐 수 없다. 상가 침수는 기본..

나의 이야기 2022.08.09

가장 맛있는 맥주

가장 맛있는 맥주는 어디에 있을까? 미국에 독일에? 아니면 일본? 혹시 중국 칭따오? 아니다 그건 산 밑에 있다. 등산을 하고 내려오면 정말 맥주가 맛있다. 하이트건 카스건 상관없다. 이렇듯 가장 행복한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미국에? 스위스에? 아니면 핀란드나 먼 남태평양의 피지섬에 있을까? 이것도 맥주처럼 가장 큰 갈증이 해소되는 자리에 있다. 그 갈증은 학수고대하던 목표이기도 하고 빠져나가고 싶은 불행의 질곡일 수도 있고 인생의 모든 에너지가 축적되는 곳이다. 갈증처럼 행복에 대한 바램도 채워지고 나면 곧 사라져버린다. 한번 행복해진다고 영원히 행복할 수는 없듯이 갈증이 채워진 이후엔 다시 세상은 다른 조건들로 채워지고, 이 조건들에서 다시 갈증이 생기고 우리는 조바심하고 스스로 경책하면서 나아간다..

나의 이야기 2020.10.04

말에 앞서 말투가 있다 우리는 말을 듣기보다 말투를 먼저 감지한다. 강아지를 키울 때 강아지가 주인의 말을 세밀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주인의 말투에서 그 기분이나 의도를 재빨리 짐작해 처신한다. 말투는 동서양이 공통이다. 우리가 기쁘거나 슬플 때 내는 톤이나 억양이 서양 사람들의 그것과 언제나 똑같다. 말투는 사람마다 달라서 평소 그 사람의 마음자세를 보여준다. 평소 늘 쾌활한 말투가 있는가 하면 늘 음울하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말투로서 사람은 자신을 은연중에 내보인다. 아무리 자신의 심중을 감추고 말을 하려 해도 말투 까지 감출 수는 없다. 말투나 말을 하는 방식 같은 말 이전의 것들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드러낸다. 그러니 늘 온화한 말투가 되는 것은 그만큼 온화한 마음가짐이 지속되어야 가능하다. 일..

나의 이야기 2020.09.04

책은 포도넝쿨처럼

책을 포도넝쿨처럼 읽는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읽다가 그와 연관되는 책을 다시 구해 읽고 또 거기서 다른 연관 서적을 찾아 읽게되는 포도넝쿨 독서법으로 점점 깊이있는 독서로 들어간다. 나는 서너 개의 주제로 시작했다. 아니 하다보니 서너개가 되었다. 책만 그런게 아니고 사는 것도 또한 그러하다. 한 때 연애에만 관심을 갖던 젊은이가 점점 이웃에게, 그리고 사회에 대해 관심갖게되고 급기야 이 세상 모두가 관심권 안으로 편입되는 그러한 전개도 포도 넝쿨 같다. 사람은 그렇게 점점 익어가서 나중엔 바람불 때 툭 떨어지는 홍시처럼 그렇게 사라지나보다

나의 이야기 2017.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