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4

獨立不懼

TV 프로그램 다큐 인사이드에서 오늘 어느 은퇴한 신부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산을 좋아해서 지리산 자락에 조그마한 성당겸 사저를 짓고 주변을 개간하고 가꾸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보통은 은퇴후 안락한 삶이 보장되는 신부(神父)님들인데 이 분은 지리산 자락에 가람을 이루며 살아간다. 한 20 여호 남짓한 마을 언저리에 폐가를 고치고 다듬어 자리를 잡은지 어언 십 수년, 이미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성직자의 삶이 조금 도 흐트러짐이 없다. 하루 다섯 번은 기도를 해야하고 성직자는 기도를 빠뜨리면 위험해진다고 그는 말한다. 부지런히 이웃과 소통하고 구김살 없는 밝은 미소가 늘 함께하는 그의 말은 꾸밈 없고 진실하다. "獨立不懼" 그가 나무를 보고 한 말이다. 나무처럼 홀로 서 있지만 그 어떤 외부의 도전에도..

일상 2023.06.08

난중일기

오늘 일요일 모처럼 스케줄이 없다. 보통은 등산 약속이 있는 편인데 이번엔 연휴라 내일 월요일에 등산을 한다고 전갈이 왔다. 나는 정상 출근하는 날이라 부득이 불참을 통보했다. 그리고 보니 하루종일 빈둥거렸다. 집사람에게 바람이나 쐬러 통도사나 다녀올까 했더니 몰살나서 싫단다. 모처럼 한가한 시간이라 미뤄뒀던 책 난중일기를 읽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당시 심정이 적나라하게 씌여있었다. 지금 우리 생각보다 전쟁은 훨씬 길었다. 정유재란까지 7년이나 걸린 긴 전쟁 이었다. 공의 정신력은 처음이나 마지막이나 한치 흐트러짐이 없었다는게 경이롭고 절로 옷깃을 저미게 된다. 어찌 인간적인 아픔이 없었을까... 원균의 모함으로 옥에 갇혀 죽음 일보직전 까지간 고초를 겪고 만신창이로 출옥 하였을 즈음에 ..모친상을..

일상 2022.10.09

봉래산 산행

오랜만에 영도의 봉래산을 다녀왔다. 친구 몇이서 쉬엄쉬엄 걸으며 정상을 지나 바닷가 산책길을 돌아보고 왔다. 바닷가 산책길에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우리는 이미 한물 간 사람들이란걸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더 확연하게 느껴진다. 나이로 보나 뭘로 보나 이젠 어쩔 수가 없다. 젊은 남녀들이 즐겁게 웃으며 사진을 찍고 거니는 모습이 참 부럽고 아련하다. 우리에게 언제 저런 시절이 있었던가 하는 심정이다. 참 청춘은 덧없이 흘러가버렸구나. 그렇다고 저들의 것을 탐내는 건 너무 추하다, 어찌하면 멋있게 나머지 시간들을 마감할 수있을까? 물론 마음속에 한점 후회없이 말이다. 우리도 나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 중에도 사람들의 열정은 넘쳐난다, 우리나라의 힘이다.

일상 2021.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