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6

통도사 명품 산책로 무풍한송로

통도사 입구에서 일주문에 이르는 길이 명품 산책로 입니다.매표소를 지나 길은 인도와 차도로 분리되어 헤어집니다. 여기서 부터 산책로가 시작됩니다.여기서 일주문 까지는 걸어서 편도 한 20~30 분쯤 걸리는데 쉬엄쉬엄 걸어서 절 구경까지 하고오면 한 두어 시간이면 충분합니다.오늘은 현충일이라 조용한 사찰을 찾아보려고 오랜만에 방문한 통도사입니다.예전같으면 차를 경내 주차장에 대고 훗딱 갔다 오겠지만 오늘은 차를 절앞 주차장에 두고 걷기로 하였습니다. 무풍한송로(舞風寒松路)입니다. 이름이 멋지군요.길은 넓고 평탄해요, 가는길 왼편으로 개울이 주욱 따라오고 있네요. 오래된 소나무들이 구불구불하게 서서 우리를 반깁니다. 바람만 춤추는게 아니라 나무도 춤을추네요.^^개울에 해오라기 한 마리가 물 가에 서있습니다...

일상 2025.06.06

해득과 체득- 굿 윌 헌팅

집사람과 앉아서 강낭콩을 까다가 일부는 서울에 있는 딸네집에 보내 주기로 했다.올해 4살된 외손주가 강낭콩을 처음 볼것이라, 까지 않은 채로 예닐곱 개를 같이 넣어 보내주었다.그림책에서 강낭콩을 보았을지는 모르지만 실물로 강낭콩을 눈 앞에서 보는 건 처음이리라 생각하며 이 강낭콩체험(?)을 신기해 할 손주의 표정이 상상되어 우리는 절로 웃음이 났다. 그래, 책에서 그림으로 보는건 체험의 극히 일부분이다. 강낭콩을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실제 손으로 까보니 알맹이가 톡 하고 나오는 체험에 비하면 책 으로 익히는 학습이란 참으로 부실하구나 생각 되었다. 얼마전에 TV에서 "굿윌헌팅"이라는 영화를 봤다. 수학의 천재성을 타고난 윌 헌팅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까닭으로 마음 깊이 상처를 갖고 삐뚤어진 삶을 살..

일상 2025.05.20

獨立不懼

TV 프로그램 다큐 인사이드에서 오늘 어느 은퇴한 신부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산을 좋아해서 지리산 자락에 조그마한 성당겸 사저를 짓고 주변을 개간하고 가꾸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보통은 은퇴후 안락한 삶이 보장되는 신부(神父)님들인데 이 분은 지리산 자락에 가람을 이루며 살아간다. 한 20 여호 남짓한 마을 언저리에 폐가를 고치고 다듬어 자리를 잡은지 어언 십 수년, 이미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성직자의 삶이 조금 도 흐트러짐이 없다. 하루 다섯 번은 기도를 해야하고 성직자는 기도를 빠뜨리면 위험해진다고 그는 말한다. 부지런히 이웃과 소통하고 구김살 없는 밝은 미소가 늘 함께하는 그의 말은 꾸밈 없고 진실하다. "獨立不懼" 그가 나무를 보고 한 말이다. 나무처럼 홀로 서 있지만 그 어떤 외부의 도전에도..

일상 2023.06.08

난중일기

오늘 일요일 모처럼 스케줄이 없다. 보통은 등산 약속이 있는 편인데 이번엔 연휴라 내일 월요일에 등산을 한다고 전갈이 왔다. 나는 정상 출근하는 날이라 부득이 불참을 통보했다. 그리고 보니 하루종일 빈둥거렸다. 집사람에게 바람이나 쐬러 통도사나 다녀올까 했더니 몰살나서 싫단다. 모처럼 한가한 시간이라 미뤄뒀던 책 난중일기를 읽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당시 심정이 적나라하게 씌여있었다. 지금 우리 생각보다 전쟁은 훨씬 길었다. 정유재란까지 7년이나 걸린 긴 전쟁 이었다. 공의 정신력은 처음이나 마지막이나 한치 흐트러짐이 없었다는게 경이롭고 절로 옷깃을 저미게 된다. 어찌 인간적인 아픔이 없었을까... 원균의 모함으로 옥에 갇혀 죽음 일보직전 까지간 고초를 겪고 만신창이로 출옥 하였을 즈음에 ..모친상을..

일상 2022.10.09

봉래산 산행

오랜만에 영도의 봉래산을 다녀왔다. 친구 몇이서 쉬엄쉬엄 걸으며 정상을 지나 바닷가 산책길을 돌아보고 왔다. 바닷가 산책길에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우리는 이미 한물 간 사람들이란걸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더 확연하게 느껴진다. 나이로 보나 뭘로 보나 이젠 어쩔 수가 없다. 젊은 남녀들이 즐겁게 웃으며 사진을 찍고 거니는 모습이 참 부럽고 아련하다. 우리에게 언제 저런 시절이 있었던가 하는 심정이다. 참 청춘은 덧없이 흘러가버렸구나. 그렇다고 저들의 것을 탐내는 건 너무 추하다, 어찌하면 멋있게 나머지 시간들을 마감할 수있을까? 물론 마음속에 한점 후회없이 말이다. 우리도 나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 중에도 사람들의 열정은 넘쳐난다, 우리나라의 힘이다.

일상 2021.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