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8

책 읽기

나는 e-book으로 책을 본다. 요즘은 지자체의 산하에 있는 도서관에 수만~ 수십만권의 디지털도서가 있다. 무료로 얼마든지 볼 수 있게 오픈되어 있다고 사람들에게 알려줘도 요샌 별로 책을 읽는 사람이 없다.오늘은 한 일본인 정신과의사가 쓴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 라는 책을 반쯤 읽었다.저자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적어 놓아서 내겐 쉽게 읽혀졌다. 그동안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세로토닌 등의 마음에대한 역할을 조금 헷갈리게 알고있었는데 이 부분이 명확해지면서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쓰며 살아야 마음병에 걸리지 않게되는지 알게되었다. 현대인들은 이 마음의 병이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모르면서 무턱대고 휴식만 하고 그러면 되는줄 알지만 이 책을 읽으면 좀 더 현명하게 마음 씀을 배울 수 있다. 그 책에서..

일상 2024.08.15

섣달 그믐

오늘이 그 까치까치 설날인 섣달 그믐이다.서울에서 큰놈 작은 놈이 모두 와서 오랜만에 전가족이 모였다.예전 같으면 부모님 댁이나 큰형님네에 모여 설날을 지냈겠지만 이젠 양친이 다 돌아가시고 큰형님 마저 타계하고나니 따로 모일 구심점이 없어진 듯, 아니 오히려 나나 형제들 각자가 구심점이 되어 설을 맞이하는 실정이 되고말았다.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라도 모일 수 있는게 감사할 따름이다. 나이 탓인지 모이면 헤어질 준비가 자연스레 생겨난다.어제 김창욱쇼에선 그런 이별 또는 뜻밖의 이별을 마음아파하는 사연들이 나와서 또 눈시울을 젖게했다.비록 슬픔의 바닥까지 따라가게 될지라도 떠난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보면 바닥에서 다시 몸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래, 어찌 슬픔이 없겠는가, 특히나 ..

일상 2024.02.09

요즘

요즘은 하루 중 글쓰기가 가능한 시 간은 오전 몇시간 뿐이다. 체력이 점점 부족해지는 것을 느낀다, 오후엔 낮잠을 한숨 자면 다시 아침처럼 괜찮아진다. 그래서 공부는 주로 아침에 한다. 일본어 학원에 등록을 했다. 혼자서 일본어를 끝내버려야지 하는 오만함이 꺽였다. 한 두어달 유투브를 통해 혼자 공부를 해봤더니 도통 진도가 나질 않았다. 일본어 그까이꺼 그게 머시라꼬 하는 심정으로 시작했는데 늘 앞부분만 무한반복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공부란 모름지기 자기를 비워야 하는 건데 스스로 할 줄 안다는 교만한 마음이 가득했으니 될 리가 없다. 지금도 학원에서 한 서너달이면 된다고 보고 덤비지만 할 수록 점점 그 생각이 잘못되었다는게 드러나고 있다. 다행히 요즘은 아침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다. 아침 일곱시 경..

일상 2023.07.26

獨立不懼

TV 프로그램 다큐 인사이드에서 오늘 어느 은퇴한 신부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산을 좋아해서 지리산 자락에 조그마한 성당겸 사저를 짓고 주변을 개간하고 가꾸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보통은 은퇴후 안락한 삶이 보장되는 신부(神父)님들인데 이 분은 지리산 자락에 가람을 이루며 살아간다. 한 20 여호 남짓한 마을 언저리에 폐가를 고치고 다듬어 자리를 잡은지 어언 십 수년, 이미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성직자의 삶이 조금 도 흐트러짐이 없다. 하루 다섯 번은 기도를 해야하고 성직자는 기도를 빠뜨리면 위험해진다고 그는 말한다. 부지런히 이웃과 소통하고 구김살 없는 밝은 미소가 늘 함께하는 그의 말은 꾸밈 없고 진실하다. "獨立不懼" 그가 나무를 보고 한 말이다. 나무처럼 홀로 서 있지만 그 어떤 외부의 도전에도..

일상 2023.06.08

인사돌

약국을 사십년을 하면서 처음으로 인사들을 먹어본다. 이제 나이가 칠십이 넘으니 잇몸도 고장이 났다. 사람들에게 인사돌, 이가탄 많이도 설명해줬지만 정작 내가 먹어보기는 처음이다. 그 동안 잇몸이 아프면 주로 진통소염제와 항생제를 써왔고 인사돌 보다는 이모튼을 주로 먹었다. 어제 칫과에 가서 사진을 찍어보고 상담을 했더니 잇몸문제가 있단다. 정작 지금 아픈 잇빨은 치료도 안해줘서 오늘도 항생제와 소염진통제로 넘어간다. 가만히 있으면 아프진 않지만 왼쪽으로 씹으면 통증이 있다. 의사는 꼼꼼하게 체크를하고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여 말해준다. 오른쪽 어금니 임플란트 할때 윗쪽 어금니를 너무 갈아내 버려서 그 두 잇빨을 못씹게 만들어버렸었단다. 그 결과 왼쪽으로만 주로 씹다보니 고장이 난건데 왼쪽 위 마지막 번째 ..

일상 2023.03.01

난중일기

오늘 일요일 모처럼 스케줄이 없다. 보통은 등산 약속이 있는 편인데 이번엔 연휴라 내일 월요일에 등산을 한다고 전갈이 왔다. 나는 정상 출근하는 날이라 부득이 불참을 통보했다. 그리고 보니 하루종일 빈둥거렸다. 집사람에게 바람이나 쐬러 통도사나 다녀올까 했더니 몰살나서 싫단다. 모처럼 한가한 시간이라 미뤄뒀던 책 난중일기를 읽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당시 심정이 적나라하게 씌여있었다. 지금 우리 생각보다 전쟁은 훨씬 길었다. 정유재란까지 7년이나 걸린 긴 전쟁 이었다. 공의 정신력은 처음이나 마지막이나 한치 흐트러짐이 없었다는게 경이롭고 절로 옷깃을 저미게 된다. 어찌 인간적인 아픔이 없었을까... 원균의 모함으로 옥에 갇혀 죽음 일보직전 까지간 고초를 겪고 만신창이로 출옥 하였을 즈음에 ..모친상을..

일상 2022.10.09

부러움

자식을 낳고 키우고 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남의 자식들과 비교를 하게된다. 그제 등산모임에서도 자연스럽게 손자 손녀 이야기가 나오고 그러다보니 자랑질 비슷한 얘기가 오갔다. 그러다가 한 사진을 보게되었는데 한 동문의 딸이 야간 골프를 치러나와 찍어 보내온 사진이었다. 퇴근한 남편한테 돐지난 아기를 맡기고 친구들과 야간골프를 치러 나왔다고 한다. 정형외과 의사 남편에 약사 부인인 이 조합을 사람들은 몹시 부러워했다. 요즘 왠만한 사업가가 아니면 정형외과 의사만큼 벌지 못한다. 그 보다 더 부러운 건 안정된 미래다. 의사 중에서도 정형외과가 가장 미래가 밝단다. 약사 부인을 얻었으니 그 또한 더 없이 좋은 조합이다. 부모로서는 이렇게 짝을 맞춰 출가를 시킨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다며 모두 부러워했다. 물론..

일상 2022.09.27

피난 산행

오늘은 추석 전날 예전 같으면 온가족이 모여 송편도 빚고 하면서 즐겁게 지내겠지만 이젠 그런 풍경을 찾아보기가 드문 시대가 되어버렸다. 언제 부턴가 우리 나이든 남정네들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존재라 피난 산행이라는 말이 생겨 났다. 해마다 적지 않은 친구들이 피난산행에 참석 했었는데 오늘은 웬지 딸랑 세명만 나와 단촐한 산행이 되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세시간 여를 같이 등산을 했다. 보리밥집에서 파전에 막걸리 두사발을 비우고 보리밥을 비벼먹고 하산을 했다. 친구 기호는 역시나 유학(需學)에 밝다. 주역과 중용의 도에 정통한 듯하다. 내가 주역 책중에서 황태연의 실증주역을 으뜸으로 삼는다는 말을 대번에 수용했다. 주역에 대해서는 공부한 이가 드물어서 이야기만 오가도 다행으로 여기는데 그..

일상 2022.09.09

평정심

어제 저녁엔 배가 벙벙해서 잠들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밥먹은 후에 바로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TV를 본게 원인이다. 언제부턴가 게을러져서 이런 나쁜 습관이 생겼다. 비단 어제 뿐 아니라 요 근래에 배가 벙벙하여 약을 챙겨 먹은게 생각해보니 여러 번이다. 어제는 하는 수 없이 밖으로 나가 한 이십분 산책을 했다, 그때 시각이 열한시 이십 분 경이었다. 산책을 하면서 배로 두들기고 어깨운동도 하고 다리도 스트레칭을 하면서 걸었더니 조금 편해졌다. 돌아와서 오랜만에 자리에 앉아 수식관으로 입정(入定)하였다. 한 십여분 그러고 있으니 몸과 마음이 고요해지고 편안해져서 잠들기 좋았다. 돌이켜보면 나쁜 습관이란 나쁜 마음에서 부터 시작한다. 어쩐지 조급해지고 편안치 못한 마음을 늘상 갖게된다면 자연히 그에 걸맞는 ..

일상 2022.09.08

여름등산

오늘은 1년중 가장 더운 날 쯤 된다. 이 계절엔 시원한 계곡을 찾아 휴식을 취하는게 순리인데 오늘 부약산 산행은 물없는 능선 산행이었다. 당연히 회원들은 원성을 토해냈고 등산은 나에겐 가장 힘든 고난의 행군이 되었다. 섭씨 30~33도 폭염주의보가 내린 상태에서 6~70 노인들이 바람 없는 숲길 산행을 했으니 탈진 일보 직전까지 갔다. 유독 내가 요즘 힘든 건 지난주 쉬는 날 없이 풀 근무를 한 까닭이 크다하겠다. 체력이란 이렇게 자기도 모르게 삭아드는 것이니 미리 미리 대비해야겠다. 집에 와서도 준 탈진상태가 지속되었다. 혈압을 재보니 108-74가 나왔고 맥박이 82번이나 뛴다. 평소 내 혈압이 90~130 정도인데 비하면 탈진된게 틀림없어 보인다. 여름등산은 이렇게 무리를 하면 오히려 독이된다. ..

일상 2022.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