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날 친구들과 이기대를 걷기로 했다.
경성대 부경대 역 앞 버스정류소에서 27번 버스를 하고 한 십여분을 가니 오륙도가 눈 앞에 나타났다.
스카이 워크엔 중국 관광객이 많이 와있다. 이젠 그리 낯설지도 않은 중국말로 감탄을 쏟아낸다.
바람이 몹시 불어 모자가 날리지 않게 턱끈을 채웠다.
여기서부터 4.5km의 산책로가 시작된다.
해변가로 파도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경치가 수려해서 힘든 줄을 모르겠다.
맑은 날씨라 저 멀리 대마도가 보인다. 햇빛이 물에 반사되어 금빛으로 밝다.
한 1km쯤 가니 해변가에 우뚝 서 있는 농(籠)바위가있다.
농바위를 잘 볼수 있게 전망대를 데크를 깔아 만들어 놓았다.
우리는 사진을 찍고 즐겁게 농(弄)을 주고 받으며 가져온 간식을 꺼내 나눠 먹었다.
해변가의 길은 절벽이 많아 오르내림이 심하다, 그래도 이젠 위험한 데는 모두 데크로 계단을 만들어 뒀으니 한층 수월하다.
누군가가 오르내리는 걸 모두 합하면 작은 산 하나는 될 것 같단다.
바닷가에서 계속 파도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자갈돌이 단체로 이리저리 쏠리며 구르는 소리가 파도소리와 섞여 들린다.
바람은 바닷쪽이 아닌 산너머에서 불어오니 해변가 산책로에는 오히려 바람이 잔다.
햇볕이 내리니 오히려 따뜻하다. 사진은 참 잘나오는 날씨다.
한 3 km를 가니 예전에 오뎅이며 막걸리를 팔던 가게 터가 나왔다, 이젠 깨끗이 철거되고 아무것도 없다.
우린 양지 바른 터를 찾아 배낭속의 나머지 간식을 나눠 먹었다.
나머지 1.5km의 구간은 그리 많이 오르 내린진 않는다, 오히려 군데군데 포토존이 있어 사진을 찍었다.
멀리 해운대 동백섬이 보이고 고층 빌딩도 잘 보인다.
그러고 보니 해운대엔 고층 빌딩이 참 많다. 그런데 알록 달록한 여러 색갈이 아닌 모두 푸르스름한 것들이다.
마지막 지점인 동생말에 가기 전에 출렁 다리가 2개있다.
다리 밑으로 바닷물에 깊게 팬 협곡이 있는데 그곳 까지 파도는 치고 들어가고 싶은지 유난히 파도가 쎄다.
역시나 파도소리 밑으로 자갈 구르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수 천 수만년을 바다는 이 협곡을 도모하지만 아직 끝 나지 않았다.
동생말엔 주차장이 있어 사람들이 여기에 주차하고 우리가 걸었던 코스를 역으로 걷는 사람들이 더 많다.
처음 오륙도 앞에서 이곳 까지는 4.5km쯤 된다.
빠른 걸음으로는 한시간 반 정도 걸리지만 보통은 풍경도 감상하고 사진도 찍고 하면 2시간 코스가 된다.
우리 일행도 그쯤 걸린 것같다. 사진도 좀 찍 었고 파도 소리가 유난히 크면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무언가 바다가 우리에게 해줄 얘기가 있어 보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파도소리가 저리 절절할 수가 없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