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주변으로 저도라는 섬이 몇 군데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게 예전 대통령 별장으로 쓰였던 거제도 북동쪽에 있는 저도이고요,
오늘 친구들과 함께 한바퀴 돌아온 저도는 마산시 합포구에 있는 저도 입니다.
가끔 마산 앞바다의 "돝섬"이라는 저도와 헷갈리기도 합니다. 오늘은 지도에 별로 표시된 저도에 가봤습 니다
크기는 가덕도의 1/4정도 되고요 부산에서 마창대교를 건너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습니다.
어제부터 잔뜩 흐리지만 비는 오지 않은 포근한 날씨입니다. 안개가 온 도시와 들판에 좌악 깔려 있네요.
오늘은 삼일절 연휴라 가족과 함께 일정이 있는 분들은 빠지고 또 비가 예고된 관계로 불참회원이 많네요.
이리 저리 빠지고 열 여덟 명 단촐하게 출발했습니다.
저도 앞 일명 콰이강 다리 앞에서 차를 내리고 다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다리를 건너자 바닷가 마을이 나오고 이들을 지나 바다풍경 이 넓게 펼쳐집니다.
안개때문에 멀리 섬들이며 마을 건물 들은 아얘 보이기 않습니다.
산 끝트머리가 조금 보이는 게 한폭 동양 산수화 같습니다. 모든 흰 여백은 안개가 만들어 줍니다.
물빛도 더이상 푸르지 않으니 수묵의 엷은 빛깔 그대로 입니다. 참으로 이런 풍경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마을을 지나 해안 관광로의 끝에 산으로 오르는 오솔길이 나타나고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본 하늘과 바다는 아까 그 수묵화보다 한층 더 큰 스케일을 보이며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여기서 부터는 해안의 절벽을 따라 데크 길이 주욱 이어집니다.
물결은 잔잔해서 바다가아닌 호수같습니다. 아직 봄을 기다리는 나목들이 목을 주욱 빼고 서있네요.
바람도 없고 그래서 파도도 없어요, 간혹 찰랑거리는 파돗소리는 친한 사람의 소근거리는 소리 처럼 들립니다.
흰뺨 검둥오리 몇 마리가 자멱질을 하며 먹이 활동에 몰두하고 있네요.
이렇게 제 2, 3, 4 전망대를 지나 이젠 이 섬의 주봉 용두산이 있는 안부를 향해 오릅니다. 오늘 등산의 하이라이트 입니다.
한 20분쯤 된비알을 걸어 오르고 드디어 능선에 서니 아직은 바람이 차겁습니다.
절반은 용두산까지 오르고 나머지는 그냥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지그재그로 난 하산길을 내려오니 해변엔 어느새 썰물이 되어 해변 바닥이 드러나있네요.
사람들이 앉아서 뭔가를 캐고있는 게 보입니다. 우리 중에 몇 사람은 가서 캐보자고 하는걸 겨우 말렸습니다.^^
섬이 크지 않아 천천히 걸어도 시간이 좀 남네요. 모두 근처에 영화 촬영지가 있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한 삼십분 쯤 차로 이동해 구산면 석곡리에 있는 해양드라마 세트장으로 갔는데,
마침 시설 보수 중이라 속으로 들어가 보진 못하고 주변 둘레길을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네요.
예상보다 많은 영화를 이곳에서 촬영했더군요, 게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영화도 여러 편 있었고요.
이곳은 굴 양식장이 많은 곳이라 돌아 오는길에 식당은 굴과 가리비를 주식(?)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옥이 해물나라"라는 식당인데 큰 드럼통 반쯤되는 곳에 싱싱한 굴과 가리비를 넣고 장작불을 때서 익혀 먹는 식당입니다.
먼저 그 두가지를 넣기 전에 고구마를 넣었던데요 나중에 굴 가리비와 함께 먹는 고구마도 별미였어요.
어쨌든 굴과 가리비는 원없이 먹었습니다. 원산지라 비용도 저렴해서 부담 없이 먹었어요.
어느덧 어둠이 내리고 우리는 자리를 일어났습니다.
일기예보에 저녁엔 비가 온다고 했는데 정말로 추적추적 비가 오네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