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쓰는 이 인연이라는 말은 불교용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도 있고
어떤일이 이루어지거나 못되거나간에 우리는 '그게 다 인연이다'라는 말로 마무리를 짓기도 한다.
이 인연이라는 말 속에는 '세밀한데까지는 모르지만 분명 뭔가 이유가 있어서...'라는 느낌이 내포되어있다.
그렇다, 이세상 모든 것은 그저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무엇인가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그리된다라는 인과론도 이 인연법에 시간이라는 요소가 개입되어서 이루어진 말이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이다.
그 옛날 부처님은 이 인연이라는 말로 무엇을 알려주려했을까?
그냥 모든게 인연이니 공연히 마음 쓰지말고 마음 비우고 살아라 뭐 그런 메세지였을까?
그렇게만 열심히 하면 그가 말하는 해탈에 이르게될까?
부처님은 이 인연이라는 말 속에 세상 모든 것은 원래부터 결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있다.
그 말은 세상 모든것은 이 인연의 소생이라는 말인데
눈에 보이는 밖의 모든 사물이나 현상 뿐만 아니라 속에서 피어나는 온갖 느낌과 감정, 생각까지도
심지어 '나'라고 하는 이 모든 활동의 중심 마저도 인연으로 지은바라는 사실을 벗어나지 못하고있다는 뜻이다.
돌맹이는 돌맹이가 아닌 요소들로 이루어져있고, 한 포기 풀도 풀이 아닌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어머니라는 말이 '어'라는 음절과 '머'라는 음절, '니'라는 요소로 이루어져있듯이...
그리보면 '나'도 수많은 내가아닌 요소들로 이루어졌을 뿐 핵심적 실체가 없다, 그렇지 않은가?
부처님은 이 실체없음을 '제법무아(諸法無我)라는 말로 요약해 보였었다.
제법무아! 그 실체없는 것들의 향연이 바로 이 세상이다.
어, 머, 니, 사, 랑, 따위의 음절이 모여 우리를 웃고 울게, 가슴뛰게하는 이 장엄한 세계를 보라고
그 옛날 석가모니 부처님은 한평생 쉼없이 인연을 말하고 또 말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