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서는 불임을 근본적으로 어혈(瘀血)로 본다.
어혈이란 현대적 해석으로 보면 혈액순환 장애인데 염증에 의한 혈액순환 장애를 말한다.
혈액 순환이 잘 안되면 그 곳은 냉증이 생기고 기능이 떨어지게 될 수 밖에 없다.
이 혈액순환 장애는 주로 염증에 의해 생기는데 오래될수록 묵은 어혈로 인한 기능저하가 심해져서
여러가지 기능 장애가 생기는데 그 중에 한 가지가 불임이라고 보면 된다.
불임 이외에도 생리불순, 생리통, 요통 사지 냉증 등 증상을 나열하자면 훨씬 다양하다고 볼수 있다.
이러한 어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각자의 병리현상과 원인에 따라 다르게 처방할 수 있지만
상한론 처방을 중심으로 크게 나누어 한 세가지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당귀작약산을 써야하는 경우이다.
당귀작약산은 그 처방구성이 여섯가지 약으로 되어있는데, 보혈제 3가지(당귀, 천궁, 작약)와 이뇨제 3가지(복령, 백출, 택사)로 되어있다. 즉, 그 말을 뒤집어 보면 이 약을 복용하면 좋을 사람은 혈색이 부족하고 좀 푸석하게 잘 붓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주변에 이런 사람이 더러 있다. 꼭 불임이 아니라도 잘 어지럽고 빈혈경향으로 피로하기 쉬우며 얼굴이 푸석하거나 아침에 부었다가 낮에 빠지는 사람에게 써보면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아진다.
이런 사람이 불임일 경우엔 이 당귀작약산을 쓰면 전반적인 수태 조건을 향상시켜 임신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
두번째로 온경탕의 경우는 그 병리 구조가 조금 다른데, 약재를 보면 알 수 있다.
우선 온경탕은 12가지 약재가 들어가는데 당귀작약산에서 처럼 보혈제 당귀,천궁,작약이 있고 계지 인삼 생강 감초 등의 보기약과 목단피 아교 맥문동 등 허열을 잡는 약이 있다. 그리고 반하와 오수유 처럼 담을 해결하는 약이 같이 있다.
요약하면, 온경탕의 병리 상태는 어혈이 하복에 있으나 가슴에 허열이 있어 입술이 잘마르고 아랫배는 서늘해서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등을 보여주는 경우이다. 입술 마름은 종종 입 옆의 뾰루지나 여드름처럼 변형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두 가지 처방이 합쳐진 경우도 간혹 보이는데 당귀작약산의 증상에 입술건조 같은 온경탕의 증상이 동시에 있으면 두 처방을 합해서 쓰기도한다.
불임은 어혈의 문제가 핵심이라 하지만 각자의 체질과 환경에 따라 여러가지 처방을 맞춰 쓸 수가 있다.
공통점이 점은 아랫배가 서늘해서 따뜻하게 데우면 느낌이 좋아지는 냉증과 그로인한 기능장애가 있어 그 것을 해결할 방도를 찾는게 첫번째 단계이다. 당귀작약산과 온경탕은 그 첫 도구로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