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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수명이 있다. 누구도 부인할 수도 비켜갈 수도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사람 뿐 아니라 세상 만물에는 모두 이 '수명'이란 것이 있어서 때가 되면 사라지게 된다.
유식한 말로 제행이 무상하다고도 하고 성주괴멸이라고도 한단다.
요증 우리네 모임들도 보면 수년 전에 비해 많이 시들하다.
고교 동창들 모임도 그렇고, 내가 사는 북구 약사회 산행모임도 하나씩 빠져나가고 이젠 몇사람만 남았다.
이번 달엔 겨우 다섯명이 모여서 애써 준비한 산행대장 보기가 민망타.
돌아오는 길에 황선생도 무릎이 고장나 다음 부터는 잘 나오기 힘들 것이라 하니
마음 한 쪽이 서운하기 짝이 없다.
이제 이 모임도 수명이 다하고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며칠 전 대학 동기놈 하나가 카톡방에 "이젠 혼자서 뭘 하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써올려서
내심 긍정은 하면서도 저리 혼자 해버릇을 시작하면 더 빨리 외로워져서 어디 쓰겠나 하며
애써 부인하려는 몸짓을 지은 적이 있다.
언제부턴가 연말 모임도 거의 없다.
전엔 스케쥴이 겹쳐서 두탕을 뛰거나 혹은 한쪽은 못간다고 양해를 구하곤 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인진 몰라도 이후로 이젠 모임이 절반으로 줄더니 요즘은 모이자는 말도 안나온다.
이런건 누구 때문도 아니고 능력의 고하를 막론하고 다같이 닥치는 현상과 같은 것이다.
이제 모임자체가 서서히 수명을 다해가는 것일 뿐 다른 게 아니다, 조용히 받아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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