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법 4

사람

사람이란 참으로 대단하고 가련(可憐)하다.이 멋진 문명세계를 만든 위대한 면이 있는가 하면 백년도 못살고 사라져버리는 어설픈 존재이다.사라지고 나서 저세상 같은 건 없으니 더욱 하잘 것 없는 존재임엔 틀림없다.사람들은 그런 것이 두려워 골똘히 내생이란 걸 궁구해내어서 그 허망함을 메우려 하지만,그 어떤 시도도 성공한 적 없는 것은 실제로 그런건 없기 때문이다. 이 내생의 문제를 툭 털어버리고 나면 사람은 멋진 대장부가 된다.그러나 그 툭 털어버리는 일이 불완전하면 허망함에 다시 빠져 허우적대게 되어있다.주변에는 그러한 사례가 너무나도 많이 보인다.불완전한 도인 행세도 그렇고 뭔가 알긴 알았는데 깔끔하지 못하고 조잡스럽다. 이 툭 털어버림은 석가모니 부처님 처럼 공부가 확철해야 하는데 요즘의 마음공부는 애..

카테고리 없음 2024.04.04

인사이트

어떤 일에 오래 종사하면 그 방면에 인사이트가 생긴다고 한다. 알바를 오래해도 알바의 도사(?)가 되는데 인사이트가 생긴 건가? 하면 그건 아직 인사이트가 아니라고 본다.인사이트 즉 통찰이라는 건 그 일을 포함해서 그것을 넘어서는 무엇이다.마치 어린 시절을 지나 철이 들게 되는 것과 유사하다.그런 의미에서 알바의 도사도 그것을 포함해서 넘어서는, 어떤 질적인 변화가 생긴다면 인사이트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해서 이 인사이트는 생기는 걸까?참으로 신기하게 누가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니면서 우리에겐 그게 찾아온다.열심히 사는 과정에서 스스로 알게 된다, 직업이란 게 무엇이며 사회가 어떤건지, 나아가 삶이란 어떤건지 체득하게 된다.이 체득하는 것들은 그간의 경험이나 지식을 포함하지만 그것을 넘어 있는 ..

카테고리 없음 2024.03.17

틱낫한

이 베트남 스님이 타계한지 이제 몇 년이 흘렀다.백거사님은 이 분이 쓴 "틱 낫한의 사랑법" 으로 확철대오 하였다고 했다.남방 불교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된 불교는 사뭇다르다.틱 낫한 스님도 남방불교의 방식으로 설법을 하지만, 이 분은 연기법을 설법의 중심에 두는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선지식이다.백거사님도 그래서 이 분을 높이 산다. 오늘 그 사랑법 책을 우연히 펼쳤는데 한 구절이 눈에 쏙 들어왔다.영어로 쓰 인게 더 분명히 와 닿는다. "you are without self" 라고 쓰여있다.우리는 스스로를 '있다'거나 '없다'로 생각하며 양극단에 치우치는 오류를 곧잘 범한다.거기에 대하여 틱낫한 스님은 self 없이 있다(you are)고 말한다.부처님이 말한 無我를 이렇게 간단하고 적절하게 설명..

카테고리 없음 2024.01.12

양자역학과 器世間

양자역학은 원자 이전의 세계를 탐구한다.결론으로는 찾으면 찾을 수 없고 확률로만 존재한다고 한다.그 연장선상에서 온갖 뜻밖의 현상을 가능하도록 설명할 수가있단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런 근본적인(?) 원리는 모른체 고전물리학의 토대 위에서 살아왔다.우리가 알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실제와 다르다고 한들 지금의 삶에 무슨 문제가 었겠는가? 양자역학 이야기는 차라리 철학적이다.원자의 문제와는 다른 차원의 세포의 문제가 있고, 또 세포의 문제가 상상할 수 없는 장기의 문제가 있다. 장기는 또한 전 인체의 문제를 꿈도 못꾼다.그렇게 본다면 우리 인체가 엄두도 못내는 이 모든 것들의 실상을 우리는 과연 알 수 있을까? 또다시 양자역학의 이야기로 돌아오게 된다.옛날 석가모니가 색즉시공이라한 말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카테고리 없음 2023.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