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섣달 그믐

만덕이2 2024. 2. 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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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그 까치까치 설날인 섣달 그믐이다.

서울에서 큰놈 작은 놈이 모두 와서 오랜만에 전가족이 모였다.

예전 같으면 부모님 댁이나 큰형님네에 모여 설날을 지냈겠지만 이젠 양친이 다 돌아가시고 큰형님 마저 타계하고나니 따로 모일 구심점이 없어진 듯, 아니 오히려 나나 형제들 각자가 구심점이 되어 설을 맞이하는 실정이 되고말았다.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라도 모일 수 있는게 감사할 따름이다.

 

나이 탓인지 모이면 헤어질 준비가 자연스레 생겨난다.

어제 김창욱쇼에선 그런 이별 또는 뜻밖의 이별을 마음아파하는 사연들이 나와서 또 눈시울을 젖게했다.

비록 슬픔의 바닥까지 따라가게 될지라도 떠난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보면 바닥에서 다시 몸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래, 어찌 슬픔이 없겠는가, 특히나 아쉬운 나이에 이별을 한 처지라면 더욱 크겠지, 하지만 떠난 사람은 무어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을까? 김창욱이 대변한 그 말은 '나를 잊지 말고, 너무 슬픔에 잠기지 말아다오'하는 내용이었다. 

 

우리를 떠난 부모나 형제 친구들을 추억할 수 있는 것은 그만한 맷집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을 늘 건강하게 유지하는 삶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건강함이란 균형잡힌 마음을 말한다, 양 극단에 치우치지 않은 중도를 말한다. 슬퍼하되 슬픔에 함몰되지 않는 마음, 미워하되 미움에 휩싸여 본래적인 판단마저 잃어버리는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마음 이런 마음들을 나는 건강한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 내일이면 설날, 새해 아침이 밝아온다. 묵은 해와도 이별을 한다, 아쉬움도 불만도 있지만 그것이 미래를 어쩌지 못하게 하는 균형잡힌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면 더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틱낫한 스님이 말한 "Self가 없는 있음"이야말로 진정으로 건강한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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