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과거에 묶이기

만덕이2 2018. 7. 2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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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 한 사람이 있었다.

과거 명문 고등학교 시절에 전교 11등을 했었고

4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전교 수석부터 자기까지의 근황을 꿰뚫어 외우고 있다고 한다.

자기보다 공부 못한 사람들에겐 은근한 자존감도 내보이고

그러다보니 만나서 하는 대부분 이야기의 근저엔 이 엘리트주의(?)가 깔려있다.


세상살이에 학교에서 처럼 시험이 없기 망정이지

자칫 성적순으로 줄 서서 살게될 뻔했다.^^


한편 돌이켜보면 세상살이에도 시험이 없는 건 아니다.

이웃에 눈치를 보아야 하는 시험도 있고(그걸 잘 못하면 급기야 왕따도 당한다,)

앞장서서 봉사해야 하는 시험도 있다.

시험에 떨어지면 반드시 댓가를 치르는데

어쩌면 학교보다 더 가혹하여 무리에서 쫏겨나는 처분을 받기도 한다.


위의 그 엘리트들이라고 세상살이 시험을 피해갈 수 없다.

이웃과 잘 지내기 시험에 무난히 통과했는지,

과학적 이성적 판단 만으로 큰 틀의 삶의 방향을 그르치고 살지는 않았는지

우리의 세상살이는 고교때 그 성적의 연장선으로만 나아가고 있지 않다.


과거는 이미 한장의 사진이다.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발밑을 보는 일을 놓쳐 사고를 당하기 일쑤다.

차두리 선수는 2003년엔가 인터뷰에서 월드컵 4강 신화를 "어제 내린 눈"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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