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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험

언제부턴가 첫경험은 시작되었다. 어머니로 부터 첫 수유를 받던 경험은 우리는 전혀 기억하진 못하지만 언젠가 겪었던 벅찬 경험이었으리라. 다시 아기가 되고 어린아이가 되어 나날이 겪었던 수 많은 체험들도 모두 첫경험들이다. 우리는 어쩌면 이런 첫경험들이 모여서 이루어졌을 터이다. 첫경험은 뇌리에 깊이 새겨진다. 뇌리가 아닌 가슴에 새겨진다. 첫사랑의 경험, 처음으로 체험한 섹스, 또 처음으로 가족을 이룬 벅찬 체험들을 우리는 결코 잊지 못한다. 그래서 그 경험들이 지속되지 못하거나 훼손될때 우리는 좌절하고 분노하고 애착한다 아니 병적으로 집착하게 된다. 이것이 사람이라는 그 무엇이다. 그리고 이런 벅찬 생명현상의 소용돌이 속에 조각난 것들이 휩쓸려 흐르는, 그래서 아우성치고 괴로워 울부짖는 이것이 세상이라..

나의 이야기 2022.06.17

삶이란 결국 깨닫고 보면 삶이 아니다. 원래 그런 환상이 있었고 그 모든 것을 알고나면 알고난 진실 뿐이다. 죽고 사는 문제가 이젠 제1의 주제가 되지 못한다. 그 옛날 대혜종고가 삶도 그저 그렇고 죽는것도 그저 그러니 頌이야 있건 없건 그게 무슨 대수겠나 하고는 천화하였단다. 요즘의 심정이 그렇다. 다 알겠는데 그리 신나지는 않다. 풀잎 하나가 여실히 빛난것은 알지만 가슴 뛰지는 않는 요즘이다. 등산모임에 강대장이 가슴 뛰는 일을 찾아 떠난다고 했는데 나는 떠나지도 못한다.

나의 이야기 2022.06.16

글쓰기

글쓰기를 시작하면 잘쓰고 싶어하는 마음이 근저에 있다. 글이라는 게 남에게 보여지기 일쑤니까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자연히 글을 멋지게 쓰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그런 욕구를 배제하고 글을 쓰면 어떻게 될까? 굉장히 무미건조한 글이 될까? 요점만 정리한 노트가 되고 말까? 글쓰기란 말하기와 같다.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이지 혼자서 중얼거리는 건 자연스럽지 않다. 누군가에게 말할 때 말을 화려하게 할 필요는 없지만 요점은 분명해야 한다. 요점을 좀더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을 때는 부연된 글이 필요하다. 전달하고자 하는 사안이 감성적이거나 우리 내면의 심리와 연관되면 말하듯이 글도 리듬을 탈 수 있다. 말하듯이 글을 쓰기는 어렵지 않으나 잘난체를 할 속셈이 있었다면 어려움을 만날..

카테고리 없음 2022.05.25

스승

스승이란 존재는 처음엔 까마득하게 보인다. 그러다 점점 다가오는 먼 산 풍경처럼 세월이 가면서 하나씩 둘씩 그 실상이 보인다. 결국 스승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가 가진 딜레마나 갈등 등을 또한 겪고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한 분야의 스승 뿐만 아니라 인류의 큰 스승인 석가모니 예수 소크라테스 공자 등도 마찬가지다. 하나씩 실상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 성장하고 삶 자체를 관망할 줄 아는 눈을 갖추게되기 때문이다. 큰 성인들도 여전히 인간으로서 겪는 생로병사의 프로세스를 우회하거나 뛰어넘지 못하였다. 부처님은 말년에 변비 때문에 고생했다고 한다. 공자님은 모르긴 해도 또 다른 노년의 생리적 불편이 있었으리라. 우리는 간혹 그런 성인들은 시쳇말로 도가 통해서 인간사의 작은 ..

카테고리 없음 2022.05.04

관심

세상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관심사에 푹 빠져산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 역시 자기관심사의 연장선 상에 있다. 이 모든 것이 근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참으로 드물다. 왠만큼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등산 모임때 기다리는 것과 기다려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봤더니 몹시 어려워했다. 그 말이 그 말이 아니냐고 한다. 괜한 말장난 처럼 여기는 바람에 그만 얘기를 대충 마무리지어 버렸다. 우리 식구에게도 마찬가지다. 집사람이나 아이들은 내가 쓸데없는 도판 놀음에 빠져있다고 불쌍한 눈으로 본다. 세상에서는 철학적 명제도 골치아파 하는데 그것을 넘어선 근본종지에 관한 문제는 말할 것도 없다. 세상 사람들이 솔낏해 하는 문제는 사회 경제 그리고 가벼운 인문학 ㅡ 무조건 재미가 있어야 ..

카테고리 없음 2022.05.01

인정받기

남자가 돈을 버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인정 받는데 있다. 거창하게 사회적인 인정 보다는 집안 식구에게서 특히 자기 마누라한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그래선지 집에서 인정 못받는 남자는 어쩐지 어느 한 구석이 켕기는 데가 있다.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물론 바쁘게 일하는 중년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짧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마음 속에 가족을 떠올리는 시간이나 횟수마저 적지는 않으리라 본다.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마음 속 누군가가 자기를 인정해주면 자기도 모르게 힘이 솟아나기 마련이다. 영화 "에덴의 동쪽"에서 주인공 제임스 딘은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위해 몸부림친다. 젊은시절 그 영화의 제임스 딘에 그렇게나 열광했던 이유는 우리도 그 처럼 어느 누구의 인정이 목말라 했었기 때문..

카테고리 없음 2022.04.27

눈병

지난 토요일 아침 부터 눈이 이상했다. 약간 충혈이 되고 눈물이 코로 나왔다. 그러다 급기야 통증이 생겨서 아랫쪽 안검을 까보았더니 빠알간 점 모양의 상채기가 있었다. 처음엔 다래낀가 보다 생각하여 그에 맞는 약을 먹어보아도 별로 듣는것 같지 않았다. 퇴근해 집에 오면서 안연고랑 시크린 안약을 가져와 넣고 항생제를 먹어봐도 아침에 조금 낫는듯 하더니 마찬가지다. 오늘은 아로마 산행이 있는 날인데 어쩌면 좋을지 약간 갈등이 생겼다. 그래도 오늘은 내가 점심을 내기로 한 날이라 빠질수 없다. 가는 길에 약국에 들러 플루메토론 안약과 토브라마이신 안약을 챙기고 혹시나 코로나가 온건 아닌지 테스트를 해보니 음성이다. 눈이 아픈 게 아무래도 안대를 하고 가는게 좋을 듯해서 안대까지 한 코스프레를 하고는 출발했다...

일상 2022.04.26

돈바스결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동남쪽 돈바스 지역을 집중 공격하여 도모하려나 보다. 병력을 그 쪽으로 모으고있단다. 휴전을 앞두고 마지막 결전일 수도 있겠다 싶은데 과연 우크라이나가 잘 이겨나갈지 궁금하다. 占을 놓아보니 천뢰무망이 나왔다. 동효가 없이 무망이니 당분간 분위기 변화없이 전쟁은 계속되려나 보다. 무망은 재앙의 괘다. 뜻밖의 재앙이라 어쩔 수가 없다. 한편 무망을 상대방(러시아) 쪽에서 보면 山天大畜이다. 크게 멈춘다는 뜻이니 잘 하면 전쟁이 끝나거나 중단되는건 아닐까? 초씨도 서쪽 화수(華首)를 보다가 동쪽으로 되돌아가니 허물이 없다고 적어놨네. ------------------------------------------------------------ 오늘 이 占을 친지 20일 가량 경과했는데 러..

카테고리 없음 2022.04.11

현대 미술

그림을 그려보겠다고 선언(?)을 해버렸나 내가? 어쨌든 식구들이 모두 내가 그림그리는 것을 인정해줬다. 사실은 그게 좀 부담이 된다. 두어달 미술학원에 나가서 소묘를 연습하였고, 드디어 캔버스에 색칠을 하게되어 작품(?)을 하나 완성을 했다. 집에 와서 화구랑 붓 캔버스를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어제 드디어 물건이 집에 도착했다. 무엇인가 그려야 하는데 무얼 그려야 할지 감이 안온다. 이래 저래 네이버 블로그를 산책하다가 세잔느의 정물을 그려볼까 한다. 과연 잘 될른지 모르겠다. 어차피 시작한 거 죽이되든 밥이되든 한 번 해보는 게다. 세잔느를 읽어보니 그가 현대미술의 아버지란다. 입체파니 야수파 등이 세잔느의 실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입체파, 야수파를 또 읽어보니 그 연장선 상에 현대미술이 연결..

카테고리 없음 2022.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