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27

감사하기

평생 고맙다는 말 할줄도 모르는 늙은이는 심성이 그렇게 고약해서가 아니다. 그렇게 말하는 버릇이 생겨나지 못해서 이다. 그것은 스스로를 더 행복하지 못하게 하는 습관이고 주변에도 더 많은 감사함을 심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언젠가 어느 방송 다큐멘터리에서 어느 구십 노인은 늘 주변에 고맙다는 말을 달고 사는걸 봤다. 그냥 건성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그의 진심이 담긴 고마움의 표현은 듣는 이에게 자긍심을 심어준다.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곧 자기가 행복해지는 것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노인은 자기를 도와주는 이웃에 고맙다는 말을 결코 잊지 않았다, 정말 버릇이 된 것이다. 우리는 주변에 고맙다는 말을 얼마나 자주하는지 돌아보니 그리 많지가 않다. 그만큼 여유없이 살아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내것 챙..

카테고리 없음 2022.10.05

아녀자의 소견

요샌 TV에 별로 볼 게 없어서 유투브를 자주 본다. 우연히 초한지 시리즈를 보았는데 마음이 뜨끔한 구절이 있었다. 초한지의 배경은 춘추전국 시대라 여러 군주를 마다 성격이 다양했었는데 어느 군주는 상벌에 인색하였단다, 그것을 가리켜 한신 장군인지 누군가가 이르기를 그것은 "아녀자의 소견"이라고 했다. 부려먹을 때는 열심히 부려먹고 상은 인색하게 내리는 것은 탐욕때문에 옹졸해진 것으로 아녀자의 소견이라 했다. 나도 직원들 보너스 줄 때나, 모임에 찬조금 낼때 달싹거리고 주저한 결과 찔끔 주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이 이야기를 들의 내 마음이 아차 싶었다, 이제부터 줄 건 주고 바랄건 바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마음은 다 같다. 서로가 수긍이 되는 정도에서 맞춰가면서 살일이다. 고전..

카테고리 없음 2022.10.03

부러움

자식을 낳고 키우고 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남의 자식들과 비교를 하게된다. 그제 등산모임에서도 자연스럽게 손자 손녀 이야기가 나오고 그러다보니 자랑질 비슷한 얘기가 오갔다. 그러다가 한 사진을 보게되었는데 한 동문의 딸이 야간 골프를 치러나와 찍어 보내온 사진이었다. 퇴근한 남편한테 돐지난 아기를 맡기고 친구들과 야간골프를 치러 나왔다고 한다. 정형외과 의사 남편에 약사 부인인 이 조합을 사람들은 몹시 부러워했다. 요즘 왠만한 사업가가 아니면 정형외과 의사만큼 벌지 못한다. 그 보다 더 부러운 건 안정된 미래다. 의사 중에서도 정형외과가 가장 미래가 밝단다. 약사 부인을 얻었으니 그 또한 더 없이 좋은 조합이다. 부모로서는 이렇게 짝을 맞춰 출가를 시킨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다며 모두 부러워했다. 물론..

일상 2022.09.27

遯 지 賁

우리나라 여자 골프 선수 중에 최혜진이라는 선수가 있다. 국내에서 우승을 많이 했고 이젠 해외로 나아가 LPGA에서 뛰고있다. 오늘 스포츠 기사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역대급으로 성적이 저조하다며 그중에 루키 최혜진 선수가 성적은 최상급이지만 아직 우승이 없어 아쉽다고 한다. 과연 올해에 우승할 수 있으려나 점을 쳐보니 천산둔 지 산화비가 나왔다. 아무래도 올해는 우승은 힘들 것같다. 둔도 비도 우승과는 거리가 있다. 좋은 성적과는 별개로 우승은 또다른 무엇이 있어야만 하는가보다. 그래도 내 점이 틀리고 우승 소식이 들리면 좋겠다. 요즘 우리나라 선수들이 주춤한 사이 일본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느낌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2.09.22

하늘나라

로이가 하늘나라로 간지 넉달이 넘었다. 우리는 죽으면 하늘나라에 간다고 말한다. 저 세상의 뜻으로 '' 하늘나라" 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런 곳은 없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로 갈까? 진실을 말하자면 어디로 가지 않는다. 갈곳도 없고 온 곳도 없다. 실로 "우리"라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갈 놈도 없다. 주체도 객체도 실로 없는 것이다. 그런 걸 어떻게 아느냐고? 이세상 모든 것은 연기(緣起)하였으므로 실체가 없다, 다시 말해 공(空)인 것이다. 우리는 공을 머릿속에서 어떤 개념으로 규정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공은 연기이기에 공이지 따로 만들어 낼 개념의 공은 없다. 우리의 삶 우주 삼라만상이 몽땅 공 즉 연기이다. 다시말해 실체라 할 게 없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하늘나라라고 말한다. 그것 역시 텅 ..

카테고리 없음 2022.09.10

피난 산행

오늘은 추석 전날 예전 같으면 온가족이 모여 송편도 빚고 하면서 즐겁게 지내겠지만 이젠 그런 풍경을 찾아보기가 드문 시대가 되어버렸다. 언제 부턴가 우리 나이든 남정네들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존재라 피난 산행이라는 말이 생겨 났다. 해마다 적지 않은 친구들이 피난산행에 참석 했었는데 오늘은 웬지 딸랑 세명만 나와 단촐한 산행이 되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세시간 여를 같이 등산을 했다. 보리밥집에서 파전에 막걸리 두사발을 비우고 보리밥을 비벼먹고 하산을 했다. 친구 기호는 역시나 유학(需學)에 밝다. 주역과 중용의 도에 정통한 듯하다. 내가 주역 책중에서 황태연의 실증주역을 으뜸으로 삼는다는 말을 대번에 수용했다. 주역에 대해서는 공부한 이가 드물어서 이야기만 오가도 다행으로 여기는데 그..

일상 2022.09.09

후득지

무분별 후득지라는 말이 있다. 한자로 쓰면 無分別 後得智로 쓴다. 분별이 없다는 것은 사량분별에 떨어지지 않는 득도의 경지이고 후득지는 그런 상태에서 얻는지혜를 말한다. 사량분별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그것이 모두 진여의 현현임을 체득하면 떨어질래야 떨어질게 없다. 잘못 생각하여 사량분별을 벗어나려고 시도를 한다면 평생을 수고롭게 고생을 해도 얻을 수 없다. 문제는 후득지인데 깨닫고나서 따로 얻는 지혜가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깨닫고나서 새로 열리는 지혜라고 표현하는 편이 오해가 덜하다 하겠다. 실제로 지혜는 깨닫기 전이나 후나 늘 변함없이 있다. 다만 깨닫기 전에는 늘 자기(에고)가 중심에서 검열관 노릇을 하니까 지혜가 100% 순일하지 못하다. 깨달음은 이 에고가 역시나 분별의 복합체 임..

카테고리 없음 2022.09.09

평정심

어제 저녁엔 배가 벙벙해서 잠들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밥먹은 후에 바로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TV를 본게 원인이다. 언제부턴가 게을러져서 이런 나쁜 습관이 생겼다. 비단 어제 뿐 아니라 요 근래에 배가 벙벙하여 약을 챙겨 먹은게 생각해보니 여러 번이다. 어제는 하는 수 없이 밖으로 나가 한 이십분 산책을 했다, 그때 시각이 열한시 이십 분 경이었다. 산책을 하면서 배로 두들기고 어깨운동도 하고 다리도 스트레칭을 하면서 걸었더니 조금 편해졌다. 돌아와서 오랜만에 자리에 앉아 수식관으로 입정(入定)하였다. 한 십여분 그러고 있으니 몸과 마음이 고요해지고 편안해져서 잠들기 좋았다. 돌이켜보면 나쁜 습관이란 나쁜 마음에서 부터 시작한다. 어쩐지 조급해지고 편안치 못한 마음을 늘상 갖게된다면 자연히 그에 걸맞는 ..

일상 2022.09.08

허망

문득 거울을 보니 참 많이 늙었다. 아는 사람들이 나이에 비해 동안이니 어쩌니 말해줘도 오늘 문득 거울 속의 나는 영락없는 칠십노인 그 뿐 다름 아니다. 낡은 기계와 새 기계들이 섞여서 돌아가는 인간세상이 그 자체로 허망하다. 이 허망함을 부정할 수가 없다. 어딘지 그렇지 않은 구석이 있지 않을까 뒤지고 또 뒤져봐도 정말 없다. 그래도 공평한 것은 누구나 똑같이 그렇다는 것이고 처음부터 늙지 않았고 누구나 젊고 싱싱했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는 것이다. 그저 존재한다는 모든 것은 이 생주이멸의 과정을 피할 수 없다. 내가 늙는 건 그렇다 쳐도 내 자식이, 손주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처럼 세월에 상해가는 것을 보는게 즐겁지는 않다. 어쩌면 이건 순전히 태어난 자로서의 보는 관점이다. 태어나지 않았다면 늙지도 ..

카테고리 없음 2022.08.24

해탈의 함정

부처님은 연기법으로 그간의 의문을 끝냈다. 이천 오백년이 지난 지금 연기법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버렸다. 언제 부턴가 불교는 참선을 주된 수행방법으로 여기기 시작하여 여러가지 참선 방법(요령)을 전수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다시 세월은 흘러 요즘의 불교계에서는 깨달음의 소식은 잘 들리지 않는다. 왜그럴까? 삶의 문제에 특정한 방법만이 해결책일 수는 없다. 연기법이든 참선이든 아니면 또다른 종교의 수행법이든 모두 다 가능하다. 우리는 우리가 태어나고 죽는 이 현상과 세상의 모든 것을 완전히 해득하여 갈등없이 삶을 영위하려는 것이지 어떤 수행을 실천하여 높은 계위에 오르거나 그간 없던 신비한 능력이나 세계를 체험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스스로 점검해봐서 자기는 어느쪽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이 둘..

카테고리 없음 2022.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