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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토요일 오후가 되면 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내일 하루 공식적인 휴일이 라서 그렇다. 사람을 대신 세워두고 놀 수는 있지만 공식적인 휴일과는 마음에 개운함이 덜하다. 오늘은 그 휴일 ㅡ 일요일이다. 며칠전에 치과에 가서 임플란트를 해서 오늘 심한 운동이나 술을 금지다. 친구 양사장 한테서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뭐하노, 자나?" 나는 임플란트 때문에 등산은 같이 못한다고 했다. 친구는 내가 말해준 대로 중극에 뜸을 놓아 전립선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요즘 약도 끊었단다. 역시 노년기 전립선 문제는 뜸이 일정 효과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은 뒷산에나 올랐다가 로이나 보고 와야겠다.

카테고리 없음 2023.03.19

더글로리

어렸을 적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이 나를 괴롭혔을 때 끝까지 따라가서 두배로 갚아주어야지 하는 생각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점점 더 나쁜 사람이 되어가는 것을 느끼며 그러면 대체 어찌해야 하나 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봤는데 어쨌든 복수는 좋은 방법은 아니라 생각했었다. 더글로리는 복수극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끊임없이 어렸을적 나의 그 물음에 답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작가의 생각이 궁금했는데 작가는 역시 명확한 결론을 내 놓지는 못했다. 대부분 우리가 어렵게 생각하는 주제들은 역시 작가들에게도 쉽지 않는가 보다. 복수를 끝낸 주인공과 피해자들은 과연 행복할까? 내 생각엔 역시 그들은 복수를 통해 행복을 얻지는 못하는 것같다. 단지 복수라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통해..

카테고리 없음 2023.03.11

좌탈입망

나이가 드니 죽는 문제가 이제 먼 이야기가 아닌게 됐다. 심심찮게 친지나 아는 사람 누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면 알지 못할 어떤 느낌이 실감되면서 나를 포함해서 다음은 또 누구 차례일까 의구심이 든다. 세상의 키워드도 웰빙에서 웰다잉까지 범위를 넓혀나간다. 그래서 바라는 소망은 한 가지, 그저 자식이나 배우자에게 민폐 안끼치고 자는 잠에 조용히 가는 것이다. 옛날 고승전을 읽다보면 도통한 스님들은 앉아서 할말 다하고 이웃집 놀러가듯이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한번도 그렇게 대단한 좌탈을 한 선지식을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석가모니 부처님 조차도 사라쌍수 옆에서 모로 누워 돌아가셨다고 한다. 어찌보면 좌탈입망은 수도하는 사람의 로망을 표현한 것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몇년 전에 약국단골이던 허..

카테고리 없음 2023.03.07

인사돌

약국을 사십년을 하면서 처음으로 인사들을 먹어본다. 이제 나이가 칠십이 넘으니 잇몸도 고장이 났다. 사람들에게 인사돌, 이가탄 많이도 설명해줬지만 정작 내가 먹어보기는 처음이다. 그 동안 잇몸이 아프면 주로 진통소염제와 항생제를 써왔고 인사돌 보다는 이모튼을 주로 먹었다. 어제 칫과에 가서 사진을 찍어보고 상담을 했더니 잇몸문제가 있단다. 정작 지금 아픈 잇빨은 치료도 안해줘서 오늘도 항생제와 소염진통제로 넘어간다. 가만히 있으면 아프진 않지만 왼쪽으로 씹으면 통증이 있다. 의사는 꼼꼼하게 체크를하고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여 말해준다. 오른쪽 어금니 임플란트 할때 윗쪽 어금니를 너무 갈아내 버려서 그 두 잇빨을 못씹게 만들어버렸었단다. 그 결과 왼쪽으로만 주로 씹다보니 고장이 난건데 왼쪽 위 마지막 번째 ..

일상 2023.03.01

바이오리듬

인간이 뭔가에 의지하게된다는 것은 가다가 길을 잃었다는 뜻일런가? 오늘 아침 몸 컨디션이 영 엉망이다. 어지럽기도 하고 속도 니글거리고 자꾸 변의가 느껴져 아침에 대번을 3회에 걸쳐 봤다. 그래도 배탈이 나거나 설사는 아니다. 아침에 잘 자고 일어났는데 기운도 없고 혈압도 145에 94정도로 평소 보다 10정도 높다. 왜 이렇게 몸상태가 엉망이 되었는지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는다. 피로할 만큼 과로를 한 것도 아니고 아침 여섯시까지 소변보러 일어나지도 않고 잘 잤는데 무엇이 대체 문제이길래 컨디션이 이럴까? 어제 새로온 머구잎 무침이 좋지 않았나? 제주도 고사리가 문제있나 애먼 반찬들이 투정을 받는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바이오 리듬을 보니 최하위로 그래프가 내려와있다. 나는 바이오리듬을 믿지 않는데 간혹..

카테고리 없음 2023.02.22

응삼이

전원일기 응삼이 故박윤배씨를 휴먼테크가 AI를 이용해 우리 앞에 내 보였다. 옛날 같으면 저승에서 잠시 나왔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젠 과학의 힘이라고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실시간으로 묻고 답하고 감정을 소통케하는 현대 과학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출연자 모두 눈물을 훔치며 응삼이에게 안부를 묻고 덕담도 했다. 뒷부분에 그의 딸 혜미와 눈물로 대화하는 장면은 끝내 모두를 울리고야 말았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는 저승에서 온게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수많은 응삼이의 파편들을 모아 저렇게 즉문즉답이 가능하도록 시연해 놓은 것이다. 수 없이 많은 응삼이의 파편들이 우리 눈앞에 응삼이를 드러내 보이듯 세상 만물도 수많은 파편들의 모임은 아닐까? 사과는 수많은 '사과가 아닌 것들'의 모임이라고 틱낫한 스님은 말했었..

나의 이야기 2023.02.08

디테일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어느 영화에서 들은 대사이다. 그런데 실은 성공도 디테일에 있다. 세계제일의 제품이나 가장 잘나가는 요리집 요리도 알고보면 경쟁품과 작은 차이 즉 디테일에서 승부가 갈린다. 심지어 일년에 수십 수백억을 버는 일타강사도 명실상부한 "일타"가 되기까지 결국 디테일이 그를 일타강사로 만들었다고 어제 유퀴즈에서 초청된 일타강사가 말했다. 디테일이란 세밀하게 본다는 의미도 있지만 2등이 보지 못하는 작은 차이를 1등은 보는 것처럼 극한의 주의와 관심을 견지해야만 볼 수 있다는 자세를 의미하기도 한다. 유퀴즈의 일타강사는 24시간 자기 업무에 몰입해 있다고 스스로 말한다. 어떤 일에 하루 종일 매여있다면, 아니 매여있을 수가 있다면 그 일은 조만간에 끝장이나거나 해결된다. 황농문 교수의 ..

카테고리 없음 2023.02.02

설날을 보내며

설날이 지나갔다. 우스갯 소리처럼 그냥 가만히 있으니 지나갔다. 그간 칠십 평생 맺은 인연들이 덧 없다고 느껴진 설날 연휴기간이다. 형님도 동생도 서로 연락이 없다. 사는데 지쳤다기 보다는 이젠 자연스레 분가하면서 멀어진 것 뿐이다. 부모님도 타계하고나니 어쩌다 꿈속에 보일 뿐 그렇게 점점 희미해진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쳐가겠지 너무 애닯아 할 일이 아니다. 어찌 사랑이, 정이 없을까마는 존재 자체가 갖는 여정이고 한계가 그렇 다는 것이다. 외손녀 우영이가 이제 사람을 보고 웃어준다, 조금 더 지나면 말도하고 노래도 하겠지... 덧없지만 그 덧없음에 매여 이 빛나는 행복을 어찌 흘려보낼까보냐. 오늘도 하늘에 별이 저리도 빛나는데 말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3.01.25

찜질

새로 이사를 온지 1년 여가 지났다. 가장 좋은 점은 집사람이 흡족해 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찜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침대에서 자는 것은 따뜻하게는 잘 수 있으나 찜질은 안된다. 찜질은 바닥에 내려와 지지는 것이지 침대에서는 불가능하다. 따뜻하게 자는 것과 바닥에서 지지며 한 숨 자는 것은 다르다. 몸이 다르게 반응한다. 지지는 것은 땀이 나게 한다, 마치 운동을 땀나게 하는 것처럼, 그래야 몸이 변화하는 것같다. 운동을 할 때 숨이 차지 않으면 운동 효과가 없거나 미미하다고 한다. 의사들이 걷기운동을 권할 때에도 늘 절반가량은 빠르게 걸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가 이런 것 때문이다. 지지는 것은 마치 뜸을 뜨는 것과 견줄 수 있다. 뜸은 핫팩으로 그 부위를 따뜻하게 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

나의 이야기 2023.01.11

재벌집 막내아들

세간에 인기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봤다. 백 투더 퓨처나 터미네이터 처럼 미래에서 온 존재를 소재로 했다. 아이디어는 새롭지 않지만 기존 영화가 다룬 거대한(?) 주제대신 우리나라의 최근 히스토리를 중심으로 풀어서 좀 더 현실감이 있고 인기가 치솟지 않았나 생각한다. 재벌의 속사정을 이렇게 그린 영화나 드라마는 하도 많아서 정말로 재벌들은 모두 저럴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드라마를 보면 한 시대만 먼저 경험할 수 있다면 돈벌이는 땅짚고 헤엄치기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주식 그래프 보며 사야할 때와 팔 때를 고르는 것이고 가장 어려운 것은 그 그래프가 앞으로 어떻게 갈지 알아맞추는 것이다. 드라마에서 미래세에서 온 주인공 진도준은 투자에서는 거의 신(神)이었다. 다만 작가도 전생과 후생의 ..

카테고리 없음 2023.01.06